“이란을 제압해 대표팀에 새로운 변화를 주겠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결전을 하루 앞둔 11일 “이란을 이긴 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중동의 강호 이란과 친선 평가전을 갖고 2006 독일월드컵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번 평가전은 중요하다. 지난해 7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3-4로 패한 치욕을 설욕해야 한다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선다. 2006 독일월드컵을 8개월 앞둔 시점에서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할 새 선장으로 등장한 아드보카트 감독이 어떤 색깔의 토탈사커를 보여줄지, 전임 본프레레 감독에 실망했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가늠해 보는 시험무대이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에서 이동국(포항)을 원톱으로, 박주영(FC서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좌우에 배치하는 스리톱을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중동축구에 강한 이동국의 특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동국 자리에 안정환이 교체 투입될 수 있다.
한ㆍ일 월드컵 이후 줄곧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아온 박지성을 오른쪽 윙ㆍ포워드로 끌어올린 점이 대표팀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지도 관전포인트.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한국은 그동안 스리톱을 써왔지만 득점이 많지 않았다”고 지적한 만큼 경기 상황에 따라 투톱 체제로 전환해 포메이션 시험을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드필드의 중앙에는 김두현(성남)과 김정우(울산)가, 좌우에는 김동진(서울) 정경호(광주)가 유력해 보인다. 수비를 맡는 스리백의 경우 김영철(성남)이 중앙을 맡고 좌우에는 최진철(전북) 유경렬(울산)이 선발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신임코치의 소망대로 무실점 완벽 수비를 펼쳐질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친선전이라고 해도 이란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낙승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과의 역대 상대전적은 7승3무7패의 호각세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은 18위로 한국(26위)보다 8계단 앞선다. ‘테헤란의 마술사’ 로 불리는 알리 카리미(27ㆍ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해외파 5명이 포진해 있고, 수비가 두텁고 역습이 날카롭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올해의 선수로 뽑힌 카리미는 경계대상 1호다. 따라서 이번 평가전은 올해 AFC선수상 후보로 나란히 오른 박지성과 카리미의 맞대결, 이란축구의 ‘신성’ 호세인 카비(풀라드)와 ‘축구천재’ 박주영의 스무 살 동갑내기 격돌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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