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靑島) 한국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8명은 현지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4시간 동안 생사의 기로에서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탈북자들이 현지 이화국제학교(교장 정정식.51)의 담을 넘은 시각은 오전9시. 학교에 진입한 이들은 곧바로 교장실로 들어가 한국행을 요청했다. 정 교장에 따르면 이들은 교장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한국으로 가겠으니 살려달라”며 절박하게 애원했으며, 몇 명은 경기를 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옌타이(煙臺) 탈북자들의 북송 소식을 듣기라도 한 듯 몸을 덜덜 떨 정도로 공포와 불안감을 보였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한 우리 영사들이 안심을 시키고, 학교 선생님들도 따뜻하게 이들을 대하자 비로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에는 밥, 김치, 된장국, 계란말이, 소고기 감자볶음 등 학생급식이 제공되자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며 허겁지겁 식사를 마쳤다.
낮 12시40분께 마침내 대한민국 영사부로 신병을 옮긴다는 통보가 전해졌다. 이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고, 살았다는 만세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40여분 후 중국공안과 한국 영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총영사관으로 옮겨졌다.
이화국제학교는 2004년3월 개교해 한국인 교사 등 30여명이 한국인 초.중.고 학생 200여명을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의 담장 높이는 2m 정도지만 지금은 공사 중이라 모두 여성인 탈북자들이 월담을 시도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탈북자가 한국학교 등 중국 내 국제학교에 진입해 망명을 시도한 것은 10여 차례 80여명이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에 입각해 처리 한다는 입장으로 그동안 치외법권이 인정되지 않아도 외국인 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보내줬으나, 지난 8월29일 옌타이 한국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7명을 이례적으로 강제 북송해 충격을 주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