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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기자의 증시 프리즘] 되풀이되는 感의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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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기자의 증시 프리즘] 되풀이되는 感의존 투자

입력
2005.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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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백신 제조업체인 중앙백신과 방역 장비업체 한성에코넷은 각각 장중 11% 이상 급등한 후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참치 원양업체인 대림수산과 동원수산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고 동원산업도 6.01% 올랐다.’

최근 주식시장과 관련된 신문기사에서 갓 뽑아온 듯한 문구들이다. 그러나 위 내용은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던 2003년 12월의 증시 관련 기사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언뜻 봐도 현재 각 언론의 지면을 채우고 있는 조류독감 관련 증시 뉴스와 거의 차이가 없다.

2003년부터 그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조류독감은 이후 수시로 재발하면서 전 세계를 떨게 만드는 대형 이슈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국내 증시에선 백신 제조업체와 참치 관련 업종의 주가가 ‘대목’을 맞는 사태가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따지고 보면 이들 업체의 주가가 급등할 이유는 많지 않다. 조류독감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기존 동물용 항생제 투여 효과가 전혀 없다.

사전 소독만이 방어책으로 권고되고 있을 뿐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국내 업체들이 뾰족한 조류독감 치료제를 개발해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조류독감 테마 이후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나아졌다는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관련주 주당순이익(EPS) 추이와 과거 조류독감 발생 간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수산업종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에 이르면 더더욱 합리적인 이유를 대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그저 막연한 ‘학습효과’ 탓에 주가가 뛴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특별한 실적이나 근거가 뒷받침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연례행사처럼 장이 들썩거리는 현상을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분위기에 휩쓸렸다가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기업실적과 무관한 일회성 뉴스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종목 연구에 좀더 신경을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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