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으로 9월 한달 동안 투신권의 초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1조원 이상이 빠져나가면서 금융기관의 단기성 자금 비중이 8개월 만에 감소했다. 이 자금 중 일부는 주식으로 몰렸지만,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대부분 은행권으로 쏠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투신권 MMF에서 11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2003년 3월 신용카드 위기가 발발하면서 20조원이 감소한 이래 최대 규모이다.
단기금리 상승으로 MMF가 주로 편입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또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채권형 펀드에서도 4조5,000억원이 이탈했다.
MMF와 채권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확정수익률을 보장하는 초단기 상품인 은행권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정기예금으로 대거 몰렸다. MMDA는 한달 만에 7조6,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올 1~9월 중 증가액 9조원 가운데 대부분이 지난달에 몰린 셈이다.
또 은행들이 연 4.35~4.8%의 고금리 특판에 나서면서 1년 이상 정기예금이 4조5,000억원 급증했다. 이 결과 국민ㆍ신한ㆍ우리ㆍ조흥ㆍ하나ㆍSC제일 등 6개 시중은행의 9월말 기준 총수신액은 418조6,070억원으로 한달 새 14조2,294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처럼 MMF 잔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이 중 일부가 장기 금융상품으로 이동하면서 금융기관 수신 중 단기수신 비중은 8월 52.6%에서 9월엔 52.4%로 소폭 감소했다. 단기수신 비중이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한편, 8ㆍ31 부동산종합대책과 감독당국의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8월(2조6,000억원)에 비해 크게 둔화한 1조7,000억원에 그쳤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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