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공화군(IRA)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북아일랜드 노동당 당수인 션 갈렌드(71ㆍ사진)가 북한에서 만들어진 100달러 짜리 위조지폐(일명 슈퍼노트)를 영국 일대에 공급한 혐의로 북아일랜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 주말판이 10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불법외화 획득사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IRA와 북한의 위폐 커넥션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FBI의 협조 요청을 받은 북아일랜드 경찰은 8일 벨파스트에서 열리는 노동당 연례 총회 연설 직전에 갈렌드 당수를 체포했고 다음날 벨파스트 지방 법원은 갈렌드를 보석금 3만 파운드에 풀어주면서 코다운의 친구 집으로 주거 제한 명령을 내렸다.
FBI는 “갈렌드가 1990년 초 이후로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상당 액수의 슈퍼노트를 러시아를 통해 영국으로 들여왔다”며 “이 자금은 IRA의 활동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BI는 갈렌드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보강해 미국 송환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BBC는 지난해 슈퍼노트의 유통 경로를 추적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정부가 갈렌드를 슈퍼 노트의 유입에 적극 개입한 핵심 인물로 꼽고 있다”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 수사 당국도 그를 쫓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갈렌드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노동당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해 온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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