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일 게임이론 확립에 기여한 공로로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로버트 아우만(75)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와 미국 토마스 셸링(84) 메릴랜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2005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게임이론 분야의 경제학자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내쉬균형’ 이론으로 1994년 노벨상을 받은 존 내쉬가 비협조적 게임이론을 확립했다면, 아우만 교수와 셸링 교수는 협조적 게임이론의 체계를 세웠다. 비협조적 게임이 게임 참가자들 간에 구속력 있는 계약이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했다면, 협조적 게임은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구도를 가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협조적 게임이론에서는 기업들간 가격전쟁을 할 때 명시적 혹은 묵시적 담합을 할 수 있다고 설정한다.
아우만 교수의 업적은 ‘구전정리’(folk theorem)로 요약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협조적 게임도 계속해서 반복되면 협조적 게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상황에서 게임이 일회로 끝난다면, 용의자 모두 범죄사실을 고백하는 게 각자에게 최선의 전략이 되지만 게임이 반복된다면 이들 용의자는 상생할 수 있는 전략, 즉 둘 다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균형점에 도달할 수 있다. 아우만 교수의 이론은 냉전시대 미국-러시아(당시 소련)간 군비경쟁을 벌이면서도 정치적ㆍ군사적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 적용되기도 했다.
셸링 교수는 문화적 배경 등에 의해 여러 개 내쉬균형 중 한 개가 선택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내쉬균형은 상대방의 특정 전략에 대해서만 최적의 대응을 선택하기 때문에 여러 개 균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남자는 야구장을, 여자는 발레 구경을 가고 싶어할 때 내쉬균형은 모두 야구장에 가거나, 모두 발레 구경을 가는 것 둘 다 될 수 있지만, 셸링 교수는 ‘초점균형’(focal point equilibrum) 이론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에서 야구장으로 가는 게 균형 상태임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서강대 왕규호 교수는 “두 교수의 이론은 게임이론의 고전으로 통한다”면서 “협력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국가들과 서로 갈등만 반복하는 국가들간의 전략적 차이를 이론적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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