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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철새 타고 서쪽으로… 유럽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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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철새 타고 서쪽으로… 유럽 초긴장

입력
2005.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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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조류독감이 유럽 확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급성 바이러스 전염병인 조류 독감의 발생지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국한했다. 그러나 올해 중순 중국,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된 데 이어 겨울 철새 이동철인 가을을 맞아 서유럽의 길목인 루마니아와 터키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각국은 루마니아와 터키에서의 발생이 조류 독감의 전 지구적 확산을 알리는 전조일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조류 독감은 가금(家禽)류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하면서 지금까지 베트남 44명 등에서 최소 60명 이상 사망했다.

루마니아의 게오르그 플루투르 농업부 장관은 7일 “동부 다뉴브 삼각주의 한 마을 농장에서 사육되던 오리 3마리가 조류독감 증세로 죽었다”며 “이 오리들은 러시아에서 온 철새로부터 감염됐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오리에게서 발견된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에서 6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H5N1 바이러스와 동일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루마니아 당국은 감염 오리가 발견된 치아물리아 일대 마을에 대한 출입을 봉쇄하고 이 지역에서의 사냥과 고기잡이를 금지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터키에서도 조류 독감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CNN은 8일 “메흐디 에케르 농업부 장관이 북서부 발리케시르주의 한 마을의 농장 한 곳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칠면조 2,000마리가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하일 야부즈 카야 발리케시르주 부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야스 일대에 있는 이 농장의 모든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며 “철새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NN은 “H5 바이러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9일 4살 소년이 조류 독감 환자로 확인되면서 따라 총 환자 수는 3명으로 늘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8일 조류독감으로 미국 내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 보건후생부가 조류 독감 대비용으로 마련한 ‘최종 계획서’를 입수, “아시아에서 조류 독감의 대규모 발병이 시작하면 수 개월 또는 수 주일 이내에 미국으로 번져 병원이 환자들로 넘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백신 진료소에 폭동이 일어나고 전기 및 식품 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조류 독감으로 최소 190만 명이 숨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850만 명이 입원하고 의료 비용은 4,5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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