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회장 강덕수)이 대한통운의 주식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는 등 최근 잇단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TX그룹의 계열사인 STX팬오션(옛 범양상선)은 6일 주식시장에서 1,700억~1,800억원을 투입, 시간외 대량 매매를 통해 대한통운 주식 232만 주(21.02%)를 전격 매수했다. STX그룹이 인수한 지분은 종전 대한통운의 최대 주주인 서울보증보험 지분(7.79%)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로써 STX그룹은 대한통운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STX그룹은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인수, 조선ㆍ해운ㆍ물류사업 중심 그룹으로 사업 구조 변신을 꾀해 왔다. 이번 대한통운 주식 인수로 STX그룹은 해상과 육상을 연결하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해운ㆍ물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STX그룹의 공격 경영은 풍부한 자금력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STX그룹은 지난해 STX엔진의 증시 재상장과 STX팬오션의 싱가포르 주식시장 상장, STX조선ㆍSTX엔진 증자 등을 통해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한통운 주식 인수도 이 같은 풍부한 유동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STX그룹은 그간 외부 경영컨설팅ㆍ투자자문 등의 투자사업, 발전소 및 연료공급을 취급하는 에너지사업, 산업용 기자재 수ㆍ출입을 하는 무역업종에 주력해 왔다. 현재 ㈜STX(대표 이상옥)가 지주회사로 산하에 18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STX그룹은 그 동안 한국종합에너지 인수전에서는 포스코에, 인천정유 인수전에서는 SK에, 가스공사 LNG선 프로젝트에서는 현대중공업 등에 밀려 번번이 분루를 삼켜야 했다. STX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에 거금을 쏟아 부은 것도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은 기업 인수합병 외에도 중국과 인도 시장 진출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확장해 가고 있다. STX가 대한통운 등 잇단 기업 M&A에 성공할 경우 재계 순위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팬오션이 싱가포르 증시 상장 등으로 자금 여력이 생겨 투자 차원에서 대한통운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2010년 10조원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해 그룹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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