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0ㆍ26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도 지난 4월 재보선처럼 사활을 걸고 선거전을 진두지휘해야 하느냐를 두고 서다.
박 대표는 4월 재보선에선 말 그대로 ‘올인’했다. 전국을 누볐고 경북 영천에는 상주하다시피 했다. 결국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행정도시특별법 파문으로 촉발된 위기를 넘어섰고 당 장악력도 끌어 올렸다.
하지만 10ㆍ26 재선거는 상황이 다르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올인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비주류 의원은 “박 대표가 청계천 특수를 바탕으로 한 이명박 시장의 지지도 상승에 초조감을 갖는 것 같은데 그럴수록 작은 전투에 연연해서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구 동을까지 전력투구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했다.
더욱이 10ㆍ26 재선거는 정기국회 회기 중에 치러진다. 재선거 전력투구로 국회를 등한시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열린우리당도 “재보선에 당의 역량을 총 집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와 민생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선언한 마당이다.
그래서 ‘선택적 투구론’도 나온다.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의 무소속 출마로 상황이 어려워진 경기 광주 등 일부 지역에만 전력투구, 자신의 대중성을 과시하는 계기만 삼으면 된다는 것이다. 대신 대구 동을 지역 등은 후보에게 맡겨두자는 주문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박풍(朴風) 몰이’로 헐거워진 당 장악력을 죄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당 지도부는 벌써 “경기 광주나 부천은 물론, 대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엄살을 부리고 있다. 한 당직자는 “지면 졌다고 난리 치고 패배 책임을 물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고민 속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대구 동을 지역구에 있는 동화사를 찾았다. “오래 전부터 예정된 행사”라고 말하지만 재선거를 염두에 둔 방문이다. 박 대표가 일단 올인 전략을 선택했다고 추정되는 정황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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