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및 고혈압 증세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8일 오후 퇴원했다. 지난달 22일 올 들어 두 번째로 입원한 지 17일만이다.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 비서관은 9일 “의료진의 소견에 따르면 혈압이 정상화됐고, 폐부종도 없어졌다”며 “입원 때보다 식사량도 많이 늘어 사저로 돌아가 치료를 받아도 좋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퇴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도 퇴원 당시 병실을 나온 뒤 휠체어에서 일어나 직접 목발을 짚고 걸으며 의료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비교적 건강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의 진술로 인해 국민의 정부 도청 파문이 확산되는 시점에 퇴원이 이루어져 김 전 대통령측은 곤혹스럽고 편치 않은 표정이다.
최 비서관은 조직적 도청 의혹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믿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 비서관은 또 “김 전 대통령도 언론을 통해 관련 보도를 보고 계신다”며 “전직 국정원장들이 알아서 납득이 가도록 잘 설명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측은 “조직적 도청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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