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위스의 비영리 병원‘디그니타스(Dignitas)’가 최근 독일 하노버에 지원(支院)을 설립하자 독일 니더작센주 보건당국과 의사협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스위스 법은 안락사를 금지하면서도 타인의 안락사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만은 허용하고 있다. 라틴어로 존엄이라는 뜻의 디그니타스는 이에 따라 소속 의사가 환자에게 수면제나 극약 등을 처방해 주는 방식으로 환자의 안락사를 지원해왔다.
스위스에 있는 4곳의 안락사 지원 병원 중 유일하게 외국인 고객을 받고 있는 디그니타스는 1998년 설립 이래 안락사 시술을 받은 환자 중 3분의 2가 외국인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디그니타스 지원 개설에 대한 반발로 자살 희망자에게 의학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니더작센 주 당국은 즉각 이를 규제하는 긴급 법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디그니타스 측은 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국경을 넘어오는 독일인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들어 독일 지원설치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디그니타스의 루드비히 미넬리 원장은“지난 7년 반 동안 모두 453명이 우리의 도움을 얻어 자살을 했고 이중 253명이 독일인”이라며 “지원 설립은 독일의 관련법 개정을 도모하고 전문지식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52개국 4,100여명의 회원이 자살 처방을 기다리고 있는 디그니타스의 회원이 되려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확인이 있어야 하며 스스로 죽음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 받아야만 한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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