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철학을 가진 명장은 달랐다.
데이터 야구를 신봉한 SK 조범현 감독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내내 작전의 궤를 달리한 김인식 감독은 선수에 대한 신뢰 하나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구어냈다.
명운이 걸린 마지막 5차전에서 2차전 패전을 기록한 노장 송진우를 그대로 기용한 김 감독의 배짱과 믿음은 이날 그라운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김감독은 “선발 송진우가 초반 난조를 보여 이닝을 거듭하며 몇 차례 교체하려고 망설였는데 결과적으로 참았던 게 잘 됐다”고 말했다.
김감독의 믿음야구는 9회말 2사 3루에서 SK 박재홍의 투런홈런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마운드에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롱 릴리프 최영필이 여전히 버텨 결국 승리를 낚았다.
김 감독은 경기후 “당시 상황이 5-6으로 몰렸지만 9회말 투아웃이라 바꿀 필요성이 느끼지 못했다”고 태연스레 말했다.
김 감독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와 관련, “SK를 이기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돼서 좋기는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며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그 팀(두산)을 잘 안다고 해서 다 이길 수는 없다”며 “굉장한 고전이 예상되고 투수력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조성민 지연규 등 재기불능으로 여겨지던 숱한 선수들을 발탁하고 우직한 야구로 약체 한화를 포스트시즌까지 진출시킨 김 감독이 두산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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