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가진 기술들을 잘 키워 간다면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은 태극 전사들과의 첫 만남에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22명의 선수들을 조련한 뒤 이같이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뒤 “그러나 공격과 수비에 균형을 갖춘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은 잊어야 한다. 이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련은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1시간 40분 동안 이뤄졌다. 러닝과 패스에 이어 6-6 미니게임이 진행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특히 테크닉과 순간 판단이 중요한 미니 게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파악에 온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감독은 경기 도중 멋진 슈팅을 날리거나 패스가 좋은 선수는 통역인 박일기씨를 통해 소속과 이름을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냈다. 플레이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될 때는 “빨리(fast)”를 계속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새 사령탑과 첫 대면을 한 선수들은 처음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되자 모두 표정이 밝아졌다. 매서운 담금질로 선수들을 몰아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감독이 즐겁게 축구를 하도록 유도했기 때문. 이에 선수들은 더욱 몸을 사리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비지땀을 쏟았다.
안정환(FC메스)은 “감독님도 훈련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선수들도 즐겁게 연습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고, 이동국(포항)은 “거칠게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모든 선수가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소집된 선수는 이영표(토튼햄 핫스퍼)와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 부상으로 빠진 2명을 제외한 22명. “직접 차를 몰고 오지 말라”는 감독의 엄명에 따라 선수들은 택시를 이용하거나 지인과 함께 NFC에 도착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낮 점심식사 후 훈련에 앞서 코칭 스태프를 모두 불러놓고 팀 운영 방안을 밝혔다. “나는 원칙을 중시한다. 서로 신뢰를 갖고 독일까지 가자.”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은 단호하고 힘이 있었다
파주=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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