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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성격·의미 재조명 現사회에 功過 '열띤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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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성격·의미 재조명 現사회에 功過 '열띤 논쟁'

입력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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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에서 ‘1980년대’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서울대 통일포럼은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21세기에서 바라본 80년대 사회과학논쟁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80년대를 다양하게 규정하면서도, 그것이 21세기 한국의 정치사회적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는 인식을 함께 했다.

학자들은 ▦한국사회의 구조와 성격 ▦박정희 경제개발 모델에 대한 평가 ▦대미 인식을 둘러싼 논쟁 ▦사회주의 몰락과 인식 변화 ▦남북관계 변천과 대북관의 변화 등 다섯 개의 틀로 나눠 분석을 시도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정치외교학)는 “80년대 변혁론의 주체 가운데 일부는 정치권,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21세기 속의 80년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90년대 초반 이후 대다수의 운동가는 현장을 떠났고, 시장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 녹아들어 그 일부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혁명의 시대’였던 80년대가 지닌 내향적 한계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80년대의 사회성격 논의가 ‘한국의 시간대’에 머물러 있어서 현실사회주의 붕괴, 정보화 혁명 등 세계사적 지각변동을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상인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80년대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이른바 ‘오월의 지식권력’의 폐해에 주목했다. 전 교수는 “질풍노도의 80년대는 학문의 영역에서도 심대한 영향을 끼쳐 좌파적 시각과 민중지향적 성격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그 결과 지금 우리 학계에서는 다양한 관점의 상호교류가 어렵게 됐다”며 “한국 지성이 5ㆍ18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80년 광주가 우리나라 지성사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80년대의 반미주의가 21세기 들어 변화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박 교수는 광주의 비극에서 시작한 80년대의 반미가 미국을 악으로 규정하는 전위적 학생운동이었다면, 90년대 이후 반미는 평화운동 형태의 대중운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국력 신장, 클린턴 정부에 대한 경험 등으로 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하자’는 흐름이 기존 주류세력에 버금가는 헤게모니를 갖게 됐다”며 “보수세력이 이런 흐름을 80년대식 반미로 규정짓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김창진 성공회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사회주의체제 몰락에 따른 한국 진보지식인의 반응을 주제로 삼았다. 김 교수는 “80년대 진보라고 하는 것이 90년대 들어 ‘철지난 유행가’로 퇴락한 현상은 한국사회에서 진보가 한 때 잘 팔리는 상품이었을 따름이지 진지한 성찰과 지속적 연구 대상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통일포럼 유영철 위원장(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은 “통일 문제와 관련한 대부분의 논쟁들, 특히 남남갈등이 80년대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아직 그것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 사이에 소통과 합의의 과정이 없었다”며 “80년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남남갈등의 치유책을 찾아보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이라고 이날 학술대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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