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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냉랭… 속타는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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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냉랭… 속타는 현대

입력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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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문제로 불거진 북한 및 통일부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7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북한과의 갈등이 한 달 이상 장기화하고 있지만 북측이 해결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데다 김 전 부회장을 보직 해임하고 남북협력기금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는데도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양측간 문제 해결을 위해 현정은 그룹 회장과 이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간 만남을 약속해놓고서도 현재까지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북측과 만나면 김 전 부회장 문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을텐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속내를 알 수 없어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현대와 북한이 문제 해결을 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중재로 마지못해 현 회장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던 북측으로선 현대와 통일부의 갈등이 표면화한 상태에서 굳이 만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측이 현 회장과 약속했던 백두산관광에 대해 최근 관광공사와 협의하자고 연락을 하면서도 현대측에는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아 북측이 의도적으로 현대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백두산 관광은 현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약속이었으며 원래부터 현대와 관광공사가 공동으로 하기로 한 사업인 만큼 북측이 현대를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북사업의 주무 부처인 통일부와 관계 회복도 급선무다. 통일부 내부에선 “기업의 내부 감사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돼 정부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현대에게 대북사업의 독점권을 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통일부가 현대에 대해 거리감을 둘 가능성도 있어 현대측을 노심초사케 하고 있다. 김 전 부회장 개인 문제로 인해 금강산 관광객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북사업에 다양한 기업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이 통일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현대그룹 관계자는 “경영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김 전 부회장 개인 비리 문제가 이처럼 대북사업을 어렵게 만들지 몰랐다”며 “하루 빨리 이 같은 사태가 마무리돼 대북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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