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과 8월 중국산 장어 등에서 발암성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제발 우린 아니길 하고 빌었던 사태가 기어코 터졌다.
국내 송어와 향어 양식장에서도 말라카이트 그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5개소의 송어 양식장을 조사한 결과 35개소에서 검출됐고, 향어 양식장은 2개소 중 1개소에서 검출됐다. 이번 사태는 최근 확인된 국내 축ㆍ수산업의 지나친 항생제 사용 실태와 함께 이제 더는 외국산이냐, 국내산이냐의 구별이 식품 안전의 잣대가 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애초에 원산지가 아니라 안전성 검증 여부가 기준이어야 했고, 정부 당국의 철저한 검사와 지도가 관건이었다. 그런데도 당국의 자세는 굼뜨기 짝이 없었다. 송어ㆍ향어 양식장에 대한 검사는 9월 들어서야 시작됐다.
그때까지는 중국에서 잇따라 문제가 된 어종을 중심으로 표본 검사를 하는 데 그쳤을 뿐 생산량이나 금액면에서 2위의 양식 민물고기인 송어조차 검사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맞아 당국은 전국 송어ㆍ향어 양식장의 출하를 중지시키고 유통 중인 송어ㆍ향어에 대한 수거 검사에 나섰지만 이미 국민 불신은 깊어졌다.
이에 따른 관련 업계의 불황도 우려된다. 중국산 장어 파동이 몰고 온 불황의 여파가 잦아드는 시점에 터진 이번 사태는 안 그래도 어려운 서민 경제에 짙은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
국민 불신과 업계의 주름살을 덜 수 있는 길은 자명하다. 당국은 전국의 양식장을 이 잡듯이 뒤져 말라카이트 그린뿐만 아니라 다른 유해물질 오염 여부까지 샅샅이 밝혀야 한다.
물곰팡이가 피지 않아 말라카이트 그린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바닷고기 양식장도 예외일 수 없다. 양식업자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눈앞의 이익에 매달릴 때 더 큰 손해를 부른다는 건전한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을 다시 부를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