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차장은 1971년 중앙정보부에 입사, 30년 넘게 정보업무에 몸담은 인물이다.
김씨는 김대중 정부 들어 요직인 대공정책실장에 전격 발탁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이듬해 4월 암으로 숨진 엄익준 차장의 뒤를 이어 국내 담당 2차장에 올랐다. 호남(전남 장성)출신으로는 드물게 71년 대검 차장까지 오른 부친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비화를 살펴보면 김씨가 국내담당 차장의 지위를 이용, 정권 실세들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려 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과 가까이 지냈고, 3남 홍걸씨와 훗날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최규선씨의 관계를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김은성씨로부터 정보보고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의 권력 유착은 게이트로 연결됐다. 그는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사건(진승현 게이트)이 터지자 2000년 11월 검찰 고위 간부를 찾아가 진씨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청탁하는 등 진씨 비호에 앞장섰다.
모 검찰 간부는 김씨에게 수시로 수사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진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2001년 12월 구속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김씨는 2002년 5월 재판부에 “사회 지도층 인사 130명이 분당 파크뷰 아파트를 특혜분양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 파크뷰 사건을 촉발시켰다. 같은 해 10월 가석방 될 때는 당초 가석방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누군가가 막판에 끼워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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