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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철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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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철군 딜레마

입력
200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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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여부 및 시기를 놓고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의 미군의 존재가 오히려 이라크 저항세력의 항전 의지를 키워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으로 인식되면서 급기야 저항세력의 온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틈만 나면 이라크에서의 조기 철군 불가를 외치고 있지만 이라크전을 수행하는 미군 내에서는 이미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조지 케이시 장군은 최근 의회 증언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이 이라크인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이라크 보안군의 능력배양에도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미국이 다른 욕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점진적 철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은 13만8,000여 명이나 15일로 예정된 이라크 새 헌법안 채택을 위한 국민투표를 전후해 한시적으로 14만4,000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철군은 저항세력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라크에서 떠나지 않고 성공할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미국 내부의 불협화음에 더해 동맹국의 철군 계획도 미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8,500여명을 주둔시키고 있는 영국이 내년 5월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고 일본도 이라크에 파견된 자위대를 내년 상반기에 철수시킬 것이라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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