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부시의 과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부시의 과욕

입력
2005.10.06 00:00
0 0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4개월여만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직 많은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 임기를 겨우 8개월여 지냈을 뿐인 대통령의 발언 치고는 무척 어색하다.

이도 저도 마음대로 안 되는, 집권말기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이라면 모를까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로서는 바닥을 기는 지지율에도 불구,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른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가진 정치적 자산이 무엇인지도 궁금하지만 설사 있다 해도 그 메아리는 공허하다. 우선 지도자의 최대 정치적 자산은 국민의 지지일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재정적자와 고유가, 사회보장 개혁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이라크전과 관련, 불퇴전의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라크전 수행의 집념은 정치적 자산이자 부채이고 이미 부채쪽으로 기울기 시작한지 오래다. 허리케인 복구를 연방정부가 책임지겠다며 돈 쓸 곳은 잔뜩 만들어 놓고 재정적자를 줄이겠다고 얘기하는 것도 쉽게 믿기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정치적 자산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평가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이를 근거로 한 정치적 의지가 과욕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이미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버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서울의 지도자들은 과연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제대로 따져보고 있는 것일까.

민심의 이반을 가볍게 보고 정치적 승부에만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닐까. 명분만으로 정치적 도박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닐까. 이제라도 다시 돌아보고 목표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