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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의 ‘세금ㆍ예산’ 공개토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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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의 ‘세금ㆍ예산’ 공개토론 좋다

입력
200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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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9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내놓은 데 이어 10조원대의 정부 세출예산 삭감안을 제시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와 늘어나는 세부담에 짜증을 내던 사람들이나, 혈세를 제 주머니 돈처럼 펑펑 써대는 ‘무늬만 공복(公僕)’의 정부관계자 행태에 분개하던 사람들로선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뉴스다.

내용을 보면 더욱 입맛이 당긴다. 현재 6~35%인 소득세율을 2%포인트 내리고,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 과표구간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올리며, 유류세 등을 대폭 내린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또 성역처럼 된 국방ㆍ복지비를 감축하고 천문학적 규모의 국책사업비를 삭감하며 ‘위원회 공화국’ 비용을 대폭 줄이겠다고 한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펄쩍 뛴다. 나라 살림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한다면, 국민들이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세금을 더 내서 필요한 사업을 꼭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여야 주장의 옳고 그름을 두부 자르듯 가려내기는 힘든다. 그런 만큼 여야는 향후 예산심의 과정에서 거의 이념공방에 가까운 논쟁을 벌일 것이고,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감세로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줘 투자와 소비를 살아나게 해야 한다”는 등의 야당 논리와, “감세는 결국 잘 나가는 대기업이나 고소득 근로자만 이롭게 해 양극화를 더 부추긴다”는 등의 여당 주장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분석하고 논의해봐야 할 사회적 의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얘기에 귀 기울일 태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논쟁은 또 하나의 소모적인 정쟁만 낳게 되고, 나라살림은 제몫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권의 먹이감이 될 수밖에 없다.

시대역행적인 한나라당 감세안의 선심성 내용과, 국무총리마저 5% 정도의 거품이 있다고 인정한 당정 예산안의 낭비성 내역도 모두 가려진다. 이런 측면에서 여야가 세금과 예산에 관한 공개 TV토론을 갖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잘한 일이다. 햇빛이야말로 최고의 살균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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