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이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의 말더듬 장애를 조롱한 것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 의원이 이내 사과를 하고 오 장관은 괜찮다고 말했지만 말더듬을 겪는 사람으로서 그 심정이 편치는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말더듬 증상은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말을 더듬는 사람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들의 진짜 고충이 무언인지를 살펴야 한다.
흔히 우리 사회처럼 경직된 사회에서는 말더듬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말을 더듬는 사람에게 ‘말을 천천히 하라’ , ‘긴장하지 말고 여유 있게 말하라’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저 조금의 인내심을 갖고 경청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
또한 ‘말더듬이’ 라는 말의 사용도 되도록 자제했으면 한다. ‘말더듬이’라는 말은 말을 더듬는 증상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나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지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말더듬을 고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발성법 및 자신감 강화 훈련 등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보다 총체적인 면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 자신의 성격 및 기질, 평소 습관과 남과 자신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 막히고 더듬거릴 때 그 순간을 피할 것이 아니라 두렵더라도 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또한 자신의 신체가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가를 살피고 그 때의 감정을 충분히 느껴야 한다.
모든 심리적 장애와 마찬가지로 말을 더듬는 증상도 말더듬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데서 파생된 좋지 않은 습관에 불과하다. 단순한 자신감을 가지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말을 더듬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공포에 직면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오는 22일은 ‘세계 말더듬의 날’이다. 국내에서도 ‘말더듬 성인의 평가 및 치료’라는 주제로 이화여대에서 학술행사가 열린다. 한국말더듬협회가 창립된 지도 7년이 지났다. 협회 홈페이지에는 말더듬의 고통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용기와 위로를 나누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이번 오 장관을 둘러싼 해프닝과 22일‘세계 말더듬의 날’ 행사가 말 더듬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신대선 한국말더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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