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5일 이사회를 열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을 퇴출시키기로 최종결정함에 따라 그룹의 대북사업 전반이 중대 기로에 섰다. 현정은 그룹회장에 대한 경영능력도 또다시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현 회장이 김 부회장 문제로 불거진 금강산 관광객 축소 등 대북사업의 차질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초강수’를 둠에 따라 북측의 반응에 따라서는 금강산은 물론 백두산, 개성 등 대북사업 전반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남북협력기금을 둘러싸고 정상 집행을 강조하고 있는 통일부와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부회장의 남북협력기금 유용파문과 관련, 현대로부터 내부감사서를 넘겨 받은 통일부는 금강산 도로공사와 관련한 남북협력기금은 투명하고 적정하게 집행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 부회장이 금강산사업에서 조성한 비자금 70만3,000달러 가운데 50만 달러가 이 기금과 관련돼 있다는 현대의 입장을 정면 부인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김 부회장에 대한 감사 결과를 두고 내부에서 조차도 ‘부실감사, 표적감사, 꿰맞추기 감사’란 지적이 일고 있다. 설사 추후 감사원 등의 감사를 통해 김 부회장이 남북협력기금을 빼돌렸다는 사실이 적발되더라도 그룹으로선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대북사업을 투명하게 집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그룹 내부에서조차 “현 회장이 경험이 부족해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그룹을 어려운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불만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 회장으로선 KCC와의 경영권 분쟁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현대아산은 9월부터 금강산 관광객수가 기존 절반 수준인 하루 600명으로 줄어들면서 현재까지 7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으며 개성관광도 3차례 시범 관광이 끝났지만 언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백두산은 사전 답사도 이뤄지지 않아 연내 실시는 포기하는 등 현대의 대북사업 전반이 난관에 봉착해 있다. 북측이 약속했던 현 회장과 이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간의 회동에 대해서도 북측이 아무런 연락을 주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이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가며 대북사업을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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