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차세대 DVD 표준 경쟁 점입가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차세대 DVD 표준 경쟁 점입가경

입력
2005.10.04 00:00
0 0

2006년 개최되는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고화질(HD) TV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소니가 주도하는 ‘블루레이’진영과 도시바가 이끄는 HD DVD 진영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HD급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의 차세대 기록장치 시장이 전 세계 수십억명의 시청자들을 TV 앞에 모이게 할 월드컵을 발판으로 삼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 진영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지 세력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지는 4일 소니의 주장을 인용, 기존 도시바 진영에 속해 있던 파라마운트가 소니가 주도해온 블루레이 방식으로 영화 타이틀을 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아직 블루레이만 지원할 지, 양 진영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타이틀을 제작할 지 공식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차세대 DVD 방식 경쟁의 승패는 결국 콘텐츠가 좌우할 수 밖에 없어 파라마운트의 이탈은 도시바 진영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11월 HD DVD 지지 의사를 나타낸 이후 도시바 진영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해왔다.

블루레이 진영도 타격을 입은 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지난달 말 도시바의 HD DVD 진영을 공식 지지한 것이다.

그동안 HP 델 삼성ㆍLG전자 등 많은 PC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이며 상대적 우위를 보여온 소니의 블루레이 진영으로선 큰 타격이었다.

MS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블레어 웨스트레이크 부사장은 “소니의 블루레이에 비해 가격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적합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기기들과의 호환성 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HD DVD 진영 합류를 선언했다.

MS는 내년에 출시할 차기 PC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에 HD DVD 지원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따라서 블루레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SW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게 된다.

그러나 블루레이 진영은 MS와 인텔의 HD DVD 진영 합류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루레이를 지지하는 필립스의 마티 고든 부사장은 “블루레이 방식은 이미 가전업계와 PC, 게임기 제조업체는 물론 영화, 음악, 게임, 소프트웨어 업계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대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진영이 밀고 있는 디스크의 기능과 성능은 사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이다. 기존의 적색 레이저와 달리 파장이 짧은 청색 레이저를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양 진영의 차세대 DVD는 고용량이 특징.

용량면에서는 블루레이(25~50GB)가 HD DVD(15~30GB)를 앞서지만 HD DVD는 기존 DVD와의 호환성이 뛰어나고 기존 CD, DVD와 구조가 같아 제작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전이나 PC, 게임기 제조업체 가운데는 블루레이 진영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향후 시장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영화, 음악 등 콘텐츠 분야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MS가 도시바 진영으로 간 것도 블루레이가 탑재될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 진영이 차세대 DVD 표준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소니는 블루레이 관련 제품을 내년 봄에 선보이고, HD DVD 진영의 수장격인 도시바는 HD DVD 드라이브를 올해 안에 일본에서 선보인 뒤 내년 1분기에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소비자는 영화를 빌리거나 비디오 게임을 살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드라이브나 플레이어와의 호환성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비디오나 게임 대여점들은 같은 타이틀에 양측의 디스크를 모두 갖춰놓아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내년에 양 진영의 디스크를 모두 구동할 수 있는 드라이브 등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 같은 듀얼 구동장치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선점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어떤 표준을 선택할 것인지가 승패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그것은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어떤 콘텐츠를 고르느냐, 즉 시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