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MBC 가요콘서트장 참사 이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방송사의 무책임한 안전의식에 비난이 모아지고 있다.
8월22일전남 광양시 중동체육공원에서 MBC '가요콘서트' 331회 녹화의 경우에도 상주 참사처럼 한꺼번에 공연장에 몰리며 수 백 명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공연은 이번상주공연과 같이 MBC가 녹화공연만을 담당하고 광양시가 일체의 행사진행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연장에는무려 2만5,000명이나 되는 인파가 물렸는데, 오후 4시30분 팬클럽을 먼저 입장시키기 위해 펜스를 여는 순간 다른 관객들까지 일시에 밀려 들어가는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공연을 보러 갔다 떠밀려 인대가 늘어난 서모(51)씨와 무릎 부상을 당한 정모(58)씨 부부는 현재까지 병원 치
료를 받고 있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7월7일 울산에서 열린'MBC 가요콘서트' 녹화현장에서도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으나 역시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제보들이 인터넷에 올랐다. 한 제보자는"좁은 입구로 밀려들어가며 서로 밀치고… 앞에 어린아이가 있어 뒤에서 버텨 막아준다고 죽는줄알았다. 나도 남자였지만 버티기가 버거웠다… 주최측 안전요원들의 불성실한 행사진행에 어이가 없었다' 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언제든 유사한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음을 MBC 측이 충분히 인지하고도 아무런 보완조치를 취하거나 공연방식을 변경하지 않은 채 같은 형식의 지역 공연을 줄곧 강행해 왔다. 더욱이 대형행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지자체에게 계속 관람객 안전을 전담시킨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MBC는 공연 당일 현지 행사대행업체의 관람객 안전확보와 통제업무를 감독하는 최소한의'책임'조차 다하지않았다. 이는 KBS '열린음악회'와 대조적이다. '열린음악회'의 경우 지자체 초청 공연에도 행사 규모에 따라 50~100명에 달하는 경호 전문 업체인력을 자체적으로 고용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열린음악회' 관계자는"지자체의 경우 수 만 명이 모이는 공연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자칫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해 MBC의'관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했다. "초청행사라도 시청자들은 엄연히 방송사 이름을 보고 모이는 것인 만큼 안전 문제에 직접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열린음악회'가 야외 공연 때마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회당 200만원의 상해 보험을 들고 있는데 반해 '가요콘서트'의 경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도 대비된다.
방송사 행사에 동원된 적이 있는 대형 경비업체의 관계자는 "방송사들의제작비 절감요구로 인해 큰 행사때 위험부담을 알면서도 경험 많은 전문 경호원 대신 아르바이트생들을 안전요원으로쓸수밖에 없다"며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방송사가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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