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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기금 15년간 5兆5,326억 조성…2兆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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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기금 15년간 5兆5,326억 조성…2兆 남아

입력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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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에 남북협력기금 일부가 포함됐다는 현대아산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이 기금의 조성규모와 사용처가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되고 있는지, 자금이 샐 구멍은 없는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남북관계 진전의 든든한 물적 토대인 남북협력기금은 1991년 정부가 250억원을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올 8월까지 모두 5조5,326억1,200만원이 조성됐다.

재원의 대부분은 국민 세금이라 할 수 있는 정부출연금과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이다. 조성액 중 올 8월까지 3조 6,144억원이 지출된 상태다. 정부는 매년 이 기금의 사용액이 30% 이상 늘고 있어 내년에는 1조원 가량의 추가 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금의 사용처는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무상지원 사업과 자금을 회수하는 유상지원 사업으로 나뉜다. 무상지원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간 인적 왕래 지원사업이다.

남측 가족들의 상봉 행사 지원, 북측 관계자의 남측 방문에 필요한 재원이 여기에서 나간다. 특히 매년 북측에 지원되는 비료지원과 민간단체들의 대북사업에도 매년 1,000억원 이상 들어간다.

유상지원 사업은 남북 경협을 추진하는 기업체에 자금을 제공하고, 북측에 차관형식으로 제공되는 쌀 지원 등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해 대북 쌀 지원과 도로ㆍ철도 연결공사 자재 지원에 기금 1,459억원이 집행됐다.

결국 기금은 대북 쌀 및 비료지원, 북한 인프라 구축, 남북 인적 교류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협력 기금 중 1조 9,813억원은 신포 경수로 사업에 투입됐다.

현대 관련 지출을 분석해보면, 2001년 통일부는 기금 중 900억원을 한국관광공사에 대출, 금강산 시설을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명목은 경협자금 대출이었다.

학생들의 금강산 관광 및 체험학습 경비 244억원은 인적왕래 지원명목으로, 금강산 도로포장공사 14억(예상액 27억원)은 교류협력기반조성사업 명목으로 지출됐다. 모두 1,158억원이다.

이 기금의 관리 주체는 통일부이다. 통일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 추진위원회가 기금운용 관련 중요사항을 심의하고, 한국수출입 은행이 집행 실무를 맡는다. 통일부는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의 사용내역을 국회에 사전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김윤규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기금 집행의 투명성이 문제됨에 따라 이에 대한 검증과 보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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