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성의 눈과 귀는 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향해 있다. 최근 그가 발표한 4집 ‘사랑, 사랑, 사랑’(Love... Love...? Love...!)이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반차트 1위에 올랐고 판매량은 벌써 10만장을 넘었다.
매번 음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사랑 받는다. 그런데도 그는 모자란 부분만 바라본다. “광산에서 금맥을 찾아 나서는 기분이에요, 노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무언가 더 대단한 보물이 파묻혀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못 찾아 낸 것 같아 여전히 가슴이 답답해요.”
그렇더라도 이번에 새로 발견한 것이 있다. “곡 해석 능력이 좀 나아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새 음반은 유난히 솔직한 느낌을 준다. “예전에는 흑인음악에 푹 빠져서 최대한 미끌미끌하게, 본토 흑인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노래 연습 열심히 해서 이만큼 잘 하는 거 보이지?’라고 자랑하는 것보다, 편안하게 노래하고 사람들이 내 노래로 웃고 우는 걸 보는 게 좋아요.”
그의 말대로 나아진 곡 해석 능력 덕인지, 새 노래들은 유난히 가슴을 파고든다. 특히 ‘울보’ ‘내가 너를 잊는다’ 등은 전혀 걸러지지 않은 듯 날 것의 감정을 전한다. 사랑을 잃은 친구의 실제 넋두리처럼 들릴 정도다. 그가 직접 곡을 쓴 ‘일년이면’과 ‘러브샤인’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아직 본인이 찾아내지 못했다는 금맥도 있다. “라이브 무대가 안 늘어요. 무대에서 늘 떨고 자신감이 없어요.” 라이브 잘 하기로 소문난 그의 엄살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는 늘 자신에게 냉정하다.
가수로 인정 받은 후 비로소 “내가 태어나기를 잘 했구나”라고 생각했단다. “가수 되기 전, 몸무게가 88㎏까지 나갔어요. 식탐이 대단했거든요. 늘 우울하고 무기력했죠. 잘 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어요. 종일 방 안에만 틀어 박혀 ‘난 왜 태어났나’ 자학했어요. 공부 잘하는 남동생과 달리 부모님께 걱정도 많이 끼쳐 드렸고.”
취미생활도 없고 그래서 우울할 때면 그냥 그 상태를 즐길 뿐이다. 그저 자기보다 노래 잘하는 이들을 보며 자극받고 또 연습하는 게 일상이다. 아직은 유일한 관심사가 노래라고 말한다. 가끔 “나의 끝은 어딜까” 생각해 본다. 구체적인 소원은 없지만 단 하나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바로 “사람들한테 잊혀지지 않는 것” 그 것 하나라고 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사진=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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