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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혼' 한글은 그의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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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혼' 한글은 그의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

입력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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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이라는 존칭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재위 1418~1450)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도자로 꼽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이 가장 복제하고 싶어하는 인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물 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를 때만 해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아버지 태종과 대비됐던 세종이 길이 후대의 존경을 받는 뛰어난 지도자로 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MBC TV는 한글날인 9일 오후 1시10분 세종의 리더십을 ‘국가 CEO’라는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한 ‘천년의 리더십, CEO 세종’을 방송한다. 2001년부터 해마다 한글 특집 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해온 최재혁 아나운서의 작품이다. 세계 곳곳에서 인정 받고 있는 한글의 우수성을 부각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한글 창제를 비롯한 갖가지 문화 선진화 정책을 가능케 했던 세종의 탁월한 리더십을 조명해 눈길을 끈다.

세종 4년 1월1일. 임금과 대신들은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소복을 입고 모였다. 그러나 개기일식은 예정된 시각을 15분 지나서야 시작됐다. 중국에서 만든 역법을 사용해 시차가 발생한 것. 이후 세종은 중국과 다른 ‘조선의 기준’을 정립하기로 결심하고 역학과 음악, 법률 예악 등 정비에 이어 ‘민족의 혼’ 우리 말을 오롯이 담아내는 훈민정음 창제에 나선다. 그 정신은 ‘나랏 말씀이 중국과 달라’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작진은 세종이 집권 중반기에 문종에게 결재권을 넘기고 의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한 것도 건강 탓이라기보다는 한글 창제를 위해서였다고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정치학자, 한글학자, 의사 등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한글 창제에 얽힌 비화를 풀어나간다.

세종이 조세개혁을 추진하던 중 신하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총 17만 호(약 100만명)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조사의 규모도 놀랍지만, 조사 결과 개혁 찬성이 우세했음에도 오랜 기간 세밀한 수정과 끈질긴 설득을 거쳐 신하들의 호응을 끌어낸 ‘설득과 포용의 리더십’은 요즘 같은 리더십 부재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CEO 세종’은 뮤지컬 배우 김장섭(세종 역) 등 30여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재연 드라마를 삽입하고, 세종이 꿈꾼 이상사회를 담아 장영실이 제작한 자동 물시계 ‘옥루’를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갖췄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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