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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학상 수상 배리 마셜·로빈 워런/ 헬리코박터菌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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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학상 수상 배리 마셜·로빈 워런/ 헬리코박터菌 첫 발견

입력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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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리 마셜(54)과 로빈 워런(68)의 가장 큰 업적은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발견한 것이다.

이들은 위 속에 몸 길이가 2~7㎛(1㎛는 100만분의1㎙)에 불과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이 박테리아가 위염 및 소화성 궤양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과 한국인의 60% 정도가 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병리학자인 워런은 1979년 생체조직 현미경 검사를 실시, 위염 환자 위의 아래 부분에 기생하는 굽은 형태의 작은 박테리아를 처음 발견했다. 아울러 그는 이 박테리아가 발견된 주위의 위 점막에는 항상 염증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내과의사 겸 미생물학자인 마셜은 82년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생체조직검사를 실시해 이 박테리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후일 이 박테리아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명명했다.

당시 전임의였던 마셜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배양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이었다. 그는 배양하는 일에 너무 지쳐 휴가를 떠나면서 인큐베이터에 든 위 점막 박테리아를 버리고 가는 것을 깜박했다. 휴가를 다녀온 뒤 그는 인큐베이터 안에 박테리아가 배양된 것을 알게 됐다.

세계 최초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존재를 규명하는 순간이었다. 마셜은 배양에 그치지 않고 그 치료법을 알기 위해 이 박테리아를 스스로 먹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급성 위궤양에 걸렸다.

이들이 연구결과를 보고할 당시 학계에서는 강한 위산으로 인해 위 속에는 어떤 미생물도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연구결과가 축적되자 94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 박테리아를 ‘제1급 암 유발인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현재도 위암 발병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행 교수는 “세계 최초로 ‘위에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구성과”라고 평가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 국내 유산균 발효유 광고 모델 '인연'

배리 마셜(54)이 노벨 의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한국야쿠르트가 쾌재를 불렀다. 마셜은 2001년 초부터 올 5월까지 한국야쿠르트 유산균 발효유 ‘윌’의 TV광고 CF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계약기간은 내년 6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한국야쿠르트는 연 3,000만원의 ‘헐값’에 노벨상 수상자를 모델로 쓰는 횡재를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00년 9월 마셜의 이론을 토대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억제기능을 가진 기능성 발효유 윌을 개발했다. 본격 판매를 앞두고 제품의 효능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모델을 찾던 경영진은 이 박테리아를 처음 배양한 마셜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광고 담당자들이 호주로 급파됐고, 임상실험 결과와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마셜은 흔쾌히 광고 촬영에 응했다. 그는 2002년 4월 한국야쿠르트의 초청으로 방한,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윌의 효능에 대해 강의를 열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마셜이 등장하는 CF를 올 5월 중단했지만 노벨 의학상을 받게 된 만큼 새로 촬영을 하거나 예전 CF를 활용, 다시 모델로 등장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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