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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특집/ 글로벌 생산·품질 차별화로 '양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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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특집/ 글로벌 생산·품질 차별화로 '양날개'

입력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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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4년간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의 생존전략은 글로벌화ㆍ대형화ㆍ품질 고급화로 압축된다.

‘합종연횡’으로 세계 철강업계가 대형화하면서 한치 양보 없는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블루오션’ 전략을 구사, ‘긴 불황, 짧은 호황’이란 철강경기 사이클을 ‘긴 호황’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산 3,000만톤을 돌파할 예정으로 세계 5위(조강생산량 기준)인 포스코는 해외 투자를 통한 대형화와 국내에선 차별화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1억톤 내외의 초대형 철강그룹 탄생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1, 2위 등 최상위 업체들이 생산량과 가격을 주도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철강업체는 경영기반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2010년대에는 최소한 세계 철강시장에서 5~10% 정도의 생산규모를 확보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선 제철소 설비 효율을 최적화하고 생산성 향상 기술 확보에 주력해 연간 3,400만톤의 생산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또 해외 투자를 통해 연산 5,000만톤 이상의 철강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철광석 등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하고 성장시장으로 떠오른 브릭스(BRICs: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국가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중국에는 지주회사를 포함해 19개 법인을 갖췄으며 인도에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1,200만톤 규모의 고로(高爐ㆍ용광로) 4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키로 이미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상태다.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쇳물부터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건설키로 한 것은 세계 철강 역사상 처음이다. 브라질에도 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는 게 포스코의 전략이다. 중국의 저가 제품의 공략에 대비해서는 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한 제품 고급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설비투자와 제조원가를 각각 10% 정도로 줄일 수 있는 최첨단 공법인 파이넥스(FINEX) 상용화 설비가 내년 말 가동되면 다른 어떤 업체도 포스코 제품의 질을 넘볼 수 없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로 세계 전기로업체 가운데 미국 뉴코(NUCOR)사에 이어 세계 2위 업체인 현대INI스틸은 당진공장(구 한보철강) 정상화를 통해 연간 800만톤 규모의 생산량이 30%이상 급증했다. 또 충남 당진에 연간 생산량 7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2007년 착공, 2010년부터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인 ‘제철소 꿈’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INI스틸은 명실상부한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한다는 야심이다.

71년 국내 최초로 후판(선박용 강판) 공장을 가동했으며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5위권 내에 들어있는 동국제강그룹도 해외 진출에 전력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의 CVRD사와 손을 잡고 브라질에 연간 150만톤 생산 능력의 슬래브(철강 반제품) 공장을 짓기로 MOU를 체결했다. 또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이 올들어 중국 현지생산시설을 30%이상 대폭 확충했다. 이들 해외 투자들은 동국제강그룹이 전력을 기울여온 글로벌 생산 기지구축 방안들이다. 올해 영국 코러스(Corus)사 공장에 투자를 통해 고급 슬래브 조달 비중을 높이고, 10월부터 후판 납기일을 30일에서 14일로 줄이기로 한 것도 품질 인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후판 시장에서 최고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 中 철강업계 통폐합 소용돌이

‘철강시장의 블랙홀’로 통하는 중국에 세계 철강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 및 소비국인데다 올들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내용의 신철강정책을 발표하면서 현지 철강업계가 변화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1996년 처음으로 1억톤을 돌파한 이후 2003년 2억톤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억7,200만톤, 올해는 최대 3억4,000만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인해 중국은 9년 연속 세계 1위 철강생산 국가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의 철강 수요량 또한 세계 전체 수요의 30%선인 지난해 2억6,500만톤, 올해는 2억9,300만톤, 내년에는 3억2,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철강 생산량이 급격히 늘면서 지난해 1,300만톤의 철강 순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의 철강 생산 급증으로 아시아의 일부 철강제품 가격 인하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가의 건축용 강재는 수출하는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강은 수입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7월 ▦통폐합을 통한 규모 대형화 ▦외국투자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신철강정책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1,000여개에 달하는 중국 철강업계간 통폐합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미 통폐합 작업을 마친 상하이 바오산스틸(연산 2,141만톤)에 이어 최근 2위 철강업체인 안산강철과 12위인 번시강철이 합병해 ‘안번강철’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앞으로도 꾸준한 통폐합 등으로 중국의 철강업계는 동부 연안 중심의 상하이 바오산스틸, 동북지역의 안번강철, 수도권의 수도강철그룹, 중부 내륙의 무한강철그룹 등 연산 2,000만톤 이상의 4두 마차 체제로 재편되면서 세계 주요철강업체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은 중국 철강업계의 변화를 주시하며 업계 내 합병과 품질 고급화 전략 등을 통해 생존 전략을 구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 나병철 포스코 경영연구센터장 기고

철강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중앙아시아 히타이트족들이 사용한 이래 인류와 역사를 같이 해왔다.

현재에도 인간은 의식주 문제와 관련, 철강 없이 하루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철은 지구상 철광석 부존량, 재활용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다른 소재에 비해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기초소재로서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국제철강협회(IISI) 서울총회’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철강산업이 직면한 현안과 극복 방안을 살펴본다.

우선 몇 년간 계속된 세계 철강경기 호조세가 유지될지 여부다. 2003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철강재 가격은 올 초부터 하락세로 전환된 이후 현재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행히 브릭스 국가들의 안정적 경제성장에 힘입어 앞으로 상당기간 세계 철강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 등 일부 개도국에서 의욕적으로 철강설비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미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과잉의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철강수요의 증가 폭을 상회하는 공급 과잉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재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계 철강업계는 공급 과잉 등으로 30년간 경기 부진에 시달렸던 과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무분별한 설비확장을 억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심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공급 과잉 정도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 철강의 신수요 창출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론 철광석 등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중국 등 개도국의 철강생산 증가에 따른 원자재 수요의 급증 문제도 있지만, 현재 광산 회사들이 구축하고 있는 과점형태의 시장구조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최근 2년간 국제 원자재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철광석은 지구상에 부존량이 풍부하지만 불행히도 일부 국가에만 편중돼 안정적 조달 여부가 철강업계의 생존으로까지 이어진다.

세계 철강업계가 원료조달 문제로 과당 경쟁을 벌일 경우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세계 철강업계는 원재료 관련 정보교환, 자원공동탐사, 광산업계에 대한 교섭력 강화 및 합작 투자 추진 등을 통해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어 고유가 및 환경규제 강화시대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철강업계의 이슈다. 세계 경제 호조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와 중동 정치 불안 등 복합적 요인으로 고유가 시대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철강산업에도 수요둔화, 생산 원가 상승 등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향후 강화가 예상되는 환경규제 문제와 연계될 경우 심각성은 더해질 것이다.

따라서 세계 철강업계는 에너지 절감 관련 기술 개발 및 설비 도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또 유가 상승 시 발생할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철강 경합소재와의 경쟁 심화에도 사전 대응해야 한다.

세계 철강업계는 관련 기술의 상호 교환을 강화하고, 각국 정부가 현실성 있는 환경규제 정책을 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공동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 철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철강업체간 공정한 경쟁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필요하지만, 철강업계간 협력 강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 또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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