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음에도 불구, 신혼 부부들의 혼수 ‘씀씀이’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 제품군 항목수가 늘어났고, 제품의 고급화 현상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일 9월중 자사 제품을 구입한 신혼 부부들의 혼수가전 구매 현황을 중간 집계한 결과, 평균 액수가 733만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평균(526만원)에 비해 약 40%, 금액 기준으로는 200만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이 회사가 올해 봄에 집계한 가전 혼수 평균비용(620만원)보다도 100만원 이상 많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층 사이에 고급 가전 바람이 불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고, 혼수 품목수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도 “올들어 혼수품으로 액정화면(LCD)이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대형 드럼세탁기, 양문형 냉장고 등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에도 100만원이 넘는 570ℓ급 이상의 대형 양문형 냉장고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와 대형 할인점을 이용한 대량 구매 보편화로 김치냉장고가 필수 혼수용품으로 자리잡았다. 공기청정기와 홈시어터,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디지털캠코더 등도 추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 업체들은 씀씀이가 큰 혼수 고객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알뜰형 혼수 품목에 주력했던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1,000만원 이상의 ‘노블 패키지’를 새롭게 추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40인치대 LCD· PDP TV와 고급형 지펠 냉장고, 은나노 하우젠 세탁기 등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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