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일보 칼럼 등을 통해 치열한 논쟁을 벌여온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과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1일 등산을 함께 하며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동지’였으나 강 교수가 지난달 28일 한국일보 칼럼을 통해 조 수석의 지역주의관이 달라졌다고 공격하고 조 수석이 반박하는 글을 쓰면서 서먹한 사이가 됐다.
이날 동행은 조 수석이 강 교수와 절친한 교수를 통해 전북대 일부 교수들의 산행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전주로 내려가 이들에 합류하면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전북 완주의 연석산에 올랐으며 점심에 이어 산행을 마친 뒤 소주, 맥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하면서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강 교수는 만나자마자“한국일보에 오늘(1일자) 두 번째로 조 수석께 드리는 글을 썼는데 읽어보면 화낼지 모르겠다”고 농을 건네자 조 수석도 웃으면서 “읽어보겠다”고 받아넘겼다. 조 수석은 이어“지난번 강 교수 칼럼에 대해 ‘남들의 글을 짜깁기해서 비판한다’고 반박했는데 급히 쓰는 바람에 ‘짜깁기’란 잘못된 표현이 들어갔다”며 먼저 사과했다. 이에 강 교수도 “내가 쓴 칼럼을 다시 읽으면서 여전히 남을 아프게 하는 표현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날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소통(疏通)’을 중시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은 특히 강 교수에게 참여정부의 국정 고민을 설명하면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강 교수는 참여정부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참여정부가 민주당 분당 이후 노 대통령을 만든 기존 지지층의 상처를 배려하는 데 부족했다”고 섭섭한 심정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8시간 동안 함께 산행하고 식사하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강 교수가 여전히 지식인의 역할을 저버리지 않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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