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부터 동해안에서 초대형 가오리 등 희귀 난류성 어종이 다량으로 잡힌데 이어 최근 서해안에도 난류성 어종의 분포와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다. 반면 명태, 꽁치 등 한류성 어종은 갈수록 자취를 감춰 동ㆍ서해안에서도 수온상승으로 인한 해양 생물의 확연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해안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조사 결과 난류성 어종의 평균자원분포밀도가 1,082㎏/㎢로 지난해 같은 기간(834㎏/㎢)에 비해 30%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 난류성 어종인 살오징어, 고등어, 멸치, 덕대(병어류) 등이 전체 어획량의 56.6%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 34.4%. 2004년 44.2%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살오징어의 경우 평균자원분포밀도가 468㎏/㎢로 지난해에 비해 4배 가량 높아졌으며, 분포해역도 덕적도 외해까지 확산됐다. 고등어도 평균자원분포밀도가 지난해보다 6배 이상 급증했다.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와 만재도 앞바다 일대 ‘조기 풍어’도 해양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기는 난류성 회유 어종으로 동중국해에서 겨울을 난 뒤 소흑산도와 영광 앞바다, 연평도로 올라간다. 하지만 수온상승으로 9월말부터 12월까지 조기가 북상, 어민들은 조기잡이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동해안은 국내에서 잡히지 않았던 초대형가오리 보라문어 등 난류성 어종들이 계속 잡히고 있어 관심을 끈다. 특히 지난 5월 그물망에 걸린 가오리는 길이 277㎝, 폭 176㎝, 무게 200㎏의 매머드급이었다. 2003년 9월에는 동해안에서 100여마리가 무더기로 출현하기도 했다.
대신에 명태, 꽁치, 정어리 등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주어장을 형성했던 어종들은 200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감하고 분포구역도 크게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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