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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중간평가/ 정책국감 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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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중간평가/ 정책국감 틀 잡았다

입력
2005.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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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열린우리당은 4일 예정에 없었던 긴급당정회의를 연다. 인터넷 발급 전면중단을 불러온 정부의 각종 인터넷 민원서류 위ㆍ변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당정은 지난달 30일 납이 국산에 비해 5배나 함유된 중국산 수입김치 파문을 수습하기위한 회의를 열고 서둘러 김치의 납 허용기준을 마련했다.

하나같이 이번 국감을 통해 의원들이 문제점을 제기한 사안들이다. 의원들이 국감을 통해 정부가 놓치고 있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도 이를 바로 시인,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1988년 이후 매년 국감이 열리고 있지만 이런 풍경은 보기 힘들었다.

정쟁으로 얼룩져 국민은 물론 피감기관조차 일회성 행사로 치부하며 외면 받던 국감이 변하고 있다. 유치한 진실게임으로 이어진진 법사위원들의 대구 술자리 사건과 쌀 협상문제를 이유로 한 민노당의 통외통위 국감장 점거 등 구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정책국감의 틀이 잡힌 것은 큰 성과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지난달 23일 행정자치부 국감장에서 주민등록 등본 등 인터넷으로 발급되는 각종 정부 민원서류를 위ㆍ변조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어 전자정부를 외치던 정부를 아연실색케 했다.

정부는 권 의원의 지적을 바로 받아들여 인터넷 민원서류 발급을 중단하고 피해사례 접수에 나서며 개선방안 강구에 돌입했다. 인터넷 민원서류 위ㆍ변조 불똥은 국세청ㆍ관세청은 물론 대법원의 부동산 등기서류, 심지어 대학의 성적ㆍ졸업증명서로까지 불통이 튀면서 인터넷 발급이 전면 중단되는 대소동을 낳았다. 홍역을 치르긴 했지만 정부는 물론 사회 전체가 인터넷 서류의 조작가능성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위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도 지난달 26일 식약청 감사에서 중국산 김치가 인체에 해로운 납을 국산에 비해 5배나 함유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정부와 여당은 허겁지겁 회의를 열었고 김치 안전관리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납 허용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김치 외의 다른 농산물과 어종에 대한 중금속 기준 설정과 함께 수출 현지에 대한 사전안전관리 강화 등도 아울러 마련하겠다는 조치도 나왔다.

국감에 소극적이기 마련인 여당 의원들의 활약상도 돋보였다. 재경위 소속인 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삼성의 소유ㆍ지배구조와 관련해 정부가 제출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삼성 태도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는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한편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지난달 26일 경찰청 국감 당시 시위대가 갖고 다니는 죽창과 죽창길이의 1/3에 불과한 경찰 곤봉을 직접 갖고 나와 비교하며 무기력한 공권력의 애로를 직접 보여주었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질의를 한 시각장애인인 정화원(한나라당) 의원과 현장을 발로 뛰며 르포기사를 쓰듯 자료집을 낸 언론인 출신의 김태홍(우리당)ㆍ이낙연(민주당) 의원들도 정책국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여야가 힘을 모아 국감을 ‘정부 때리기’가 아닌 정책지원의 장으로 만들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문광위는 문광부가 추진중인 ‘한 브랜드’ 홍보를 위해 국감 첫날 전원 한복을 입고 감사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산자위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등 없이 촛불을 켜고 국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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