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이 연체를 했으면 연체이자를 감수해야 하고, 그것마저 안되면 가압류 당하고 경매절차에 넘겨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니 연체이자를 꼬박꼬박 내십시오.”
연체고객에게 이렇게 직설적으로 대하는 행원들에게 국민은행이 최근 “그러면 안 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어려움에 처한 고객도 우량고객과 똑같은 고객이고 존중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국민은행은 올 3월부터 IBP(International Best Practice) 실천 강화를 통한 윤리경영 운동을 벌이고 있다. IBP란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거치며 일류가 된 세계적인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경영원칙과 조직원의 행동양식ㆍ규범을 이르는 말이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우선 ‘IBP기준에 반하는 사례’를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100가지’를 선정했다.
창구에 손님들이 가득 들어찼는데도 수납 및 입ㆍ출금 업무가 자기 담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른 척 하기, 고객 앞에서 직원들끼리 반말하기, 같은 국민은행 지점끼리 고객쟁탈전 하기 등등이 여기에 꼽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3~5월 2만 4,000명에 달하는 전국 직원을 하루 600명씩 서울로 불러 ‘IBP 연수 및 실천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IBP를 KBP(Kookmin Bank Practice)로’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모토였고, 이 자리에서 강정원 행장은 “IBP를 ‘무의식적으로 잘 할 때’까지 익혀 대한민국 대표은행이 되자”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대대적인 IBP 교육을 하는 이유는 2001년 11월 주택은행과 합병 이후 중요한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는 판단에서다.
2003년 9,000억원 적자 이후 2004년 5,500억원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한 만큼 올해 더욱 박차를 가해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고 2007년에는 2조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IBP 교육은 안으로는 조직 강화와 건전성 제고를 가능하게 하며 밖으로는 영업력을 강화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능률협회가 조사하는 고객만족도에서 지난해에는 10개 은행 중 7위를 차지했지만 올 8월 조사에서는 12개 은행 중 4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IBP 실천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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