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연쇄 자살폭탄 테러 사건이 터지면서 알 카에다와 연관된 동남아의 이슬람교 저항 단체 ‘제마 이슬라미야(JI)’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 사건의 배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번 테러가 2002년 10월 발리 테러 발생 3주년을 1주일여 앞두고 터졌다는 점과 자살폭탄 등 잔인한 테러 수법을 볼 때 JI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년 전 202명이 사망한 발리 테러를 시작으로 2003년 8월 자카르타 메리어트 호텔 폭탄 테러와 지난해 9월 자카르타 호주 대사관 앞 폭발 등 인도네시아를 무대로 한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JI는 그 배후로 지목돼 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아우르는 거대 이슬람 제국 건설을 목표로 1990년 초에 결성한 JI는 동남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연합세력이다. 이들은 학교를 설립해 체계적으로 조직원을 교육ㆍ훈련시키고 알 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 단체와 연계해 각종 테러를 자행해왔다.
이 단체의 정신적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65)는 3년 전 발리 테러 배후로 지목돼 구속됐으나 유ㆍ무죄 논란 속에 석방됐다 다시 체포되는 우여곡절 끝에 올 3월 2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그의 형량이 예상외로 낮았던 것은 테러를 지시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테러 전문가들은 JI의 핵심 지도자인 말레이시아인 아자하리 후신(48)과 누르딘 모하메드 톱을 이번 사건의 기획자로 꼽고 있다. 호주ㆍ영국에서 학위를 받은 대학강사 출신인 아자하리는 폭파 전문가로 ‘데몰리션 맨(파괴자)’으로 불린다.
누르딘 톱은 이 조직의 모집책으로 아직 인도네시아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2002년 발리 테러 직후 인도네시아 경찰 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