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는 얼굴로 저자세로 대하라.’ ‘고급 브랜드로 몸치장을 하지 말라.’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일본 자민당이 83명의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대 언론 행동지침을 마련했다. ‘고이즈미 아이들’로 불리는 초선 의원들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자 당이 직접 나서 대언론 매뉴얼을 작성한 것이다.
매뉴얼은 “언론이 ‘고이즈미 아이들’을 자민당 압승의 상징으로서 취재ㆍ보도할 가능성이 많다”며 “무방비로 취재에 응하다간 생각지도 못한 내용으로 보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뉴얼은 또 “취재에 응할 때는 상대방에 좋은 인상을 주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복장과 말투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말할때 어미를 끌지 않고, 애매하게 발음하지 않는다”“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는 등이 그 예이다.
자민당은 지난달 20일 개최한 ‘신입의원 연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교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초선 의원들의 철없는 언행은 자민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26살 최연소 초선인 스기무라 다이조(衫村太藏)의원이 흥미보도로 일관하는 민방과의 인터뷰에서 “말로만 듣던 요정에 가고 싶다”는 등 발언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그는 결국 지난달 27일 사죄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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