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축제 분위기로 변한 청계천 주변에는 이색적인 볼거리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1일 오후 1시께, 비가 그치자 청계 5가 마전교 부근은 즉석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나비넥타이를 맨 80대 노인이 멋들어진 색소폰 연주로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청계로에서 중고 악기상을 한다는 이 노인이 흘러간 옛 노래를 연주할 때마다 시민들을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같은 날, 온몸에 250장의 태극기를 붙이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2002년 월드컵 때부터 옷에 태극기를 붙이고 다녔다는 이계춘(62)씨는 모자와 양복, 신발을 모두 초록색으로 통일하고 크고 작은 태극기로 몸을 치장했다. 이씨는 “청계천 개통으로 죽어있던 개천이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됐다”며 “청계천 개통에 맞춰 옷도 푸르름을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태극기 스티커’를 나눠줬다.
아침부터 화창한 날씨를 보인 2일은 곳곳에서 청계천에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육성일(64)씨는 “서울 도심에서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일 청계천에는 졸업식장에서나 볼 법한 사진기사들도 출현했다.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을 대상으로 청계천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촬영을 권하고 있었다. 기념촬영을 하던 최용범(27)씨는 “몇 년 전까지 칙칙한 모습이던 청계천이 아름답게 바뀐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들뜬다”며 즐거워 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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