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생명을 불어넣은 추상은 '실재'가 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생명을 불어넣은 추상은 '실재'가 된다

입력
2005.10.02 00:00
0 0

아무렇게나 그어진, 의도를 알 수 없는 흑백의 두터운 붓 칠 너머로 보일 듯 말듯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사진이 녹아있다.

지난 10년간 탄생과 소멸이라는 주제의 ‘생성공간-변수’시리즈 작업을 해 온 이열(50)씨. 그가 서울 서초동 갤러리 호에서 6~16일 24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엉킨 듯 한 작업이 이제는 생략되고 확대됐다. 1,000호 이상의 대작이라 그런지 빠른 붓 놀림에서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에 빨려 들어 갈 것 같다. 우주의 창조처럼 알 수 없는 질서에 의한 조형이 바로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1960년대 사진을 화면에 투영해 그것을 지우기도 하고 덧그리기도 하는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벼룩시장을 뒤져 얻은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에서 그 시대의 단면을 읽어낼 수가 있었다. “사진들은 자연의 생성에 부합할 수 있는 이미지들입니다. 특히 아이들 사진을 많이 쓰는 이유는 모든 것의 초기현상을 표현하기 위함이지요.”

그림의 추상적 요소와 차용된 사진들의 이미지는 적당히 긴장관계를 이루면서도 어우러져 독특하다. 고밀도의 힘에 내재된 생명, 기와 영혼을 느껴 볼만 하다.

그는 작업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이 공간을 우리의 정서와 만나 스스로 드러나게 하기위해 붓을 이용하여 힘차게 휘두르거나 낙서마냥 선묘를 가하거나 비정형의 얼룩과 번짐은 물론 화면의 재질들을 서로 밀고 당김으로써 전체를 확산하고 응축시키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가장 자유롭고 자연에 가장 가까이 근접 할 수 있으니까.” (02)588-2987.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