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1961년 개발위주 도시계획에 밀려 아스팔트로 뒤덮인 지 47년 만이다. 비록 과거의 자연하천이 아닌 인공하천이지만 물길이 되살아 난 것만으로도 의미는 크다. 서울이 자연과 환경의 도시,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음을 웅변하기 때문이다.
버들치 잉어 메기 등의 물고기는 물론 백로 물총새 같은 새도 찾아오고 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청계천을 거닐며 추억을 쌓고 휴식을 얻는다.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물길이 이렇게 자연을 부르고, 사람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이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혜택은 놀랍다. 도심의 여름기온은 2~3도 낮아졌으며, 청계천 도로변 미세먼지 농도는 복원공사 전에 비해 7% 가량 줄었다. 청계천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경제적 효과도 막대하다. 관광 음식 등 청계천 특수와 주변 재개발과 리모델링 등 최대 23조원의 경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연간 200~300만 명의 외국관광객이 찾아오고 31만 명의 일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다. 청계천이 시민들의 안식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복원 못 지 않게 종합적인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중질서를 지키려는 준법정신과 시민의식이다. 서울시는 낚시와 수영, 쓰레기 투기, 흡연과 음주 등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계가 있다.
하수관이 청계천으로 이어져 비가 오면 악취가 우려되는 등 수질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좁은 보행로, 부족한 횡단보도와 편의시설 등 개선해야 할 점도 산적해 있다.
장애인 단체들이 누차 지적한 접근의 어려움과 안전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계천의 맑은 물이 계속 흐를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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