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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7주년 국군의 날/ 신무기 개발의 산실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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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7주년 국군의 날/ 신무기 개발의 산실 국방과학연구소

입력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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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7년을 맞은 국군은 자주국방의 기치를 내걸었다. 참여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개념과 ‘국방개혁2020 방안’으로 그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로써 국군은 작지만 강한 ‘정보ㆍ과학군’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이 정책의 성패는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좌우된다. 국군의 날에 맞춰 핵심전력 개발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았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굉음을 내며 발사대를 떠난 불빛은 흰색 포물선, 때로는 수평 궤적을 그리다 50초 만에 7㎞ 떨어진 표적지점에 떨어졌다. 29일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광경을 지켜보던 국회 국방위 위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ADD가 2007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 대잠 어뢰의 4차 시험비행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ADD가 현재 개발 중인 무기체계는 대잠 어뢰를 포함해 모두 14개. 지상군을 위한 차기보병전투장갑차와 차기개인화기부터 KDX_2급 이상에 장착할 대잠 어뢰 및 각종 탐지장비,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_50을 만든 기술력으로 도전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 등 미래 한국군의 핵심전력 개발을 사실상 도맡고 있다.

ADD가 보유한 핵심 군사기술은 8,023개이며 수출통제 대상이 되는 최첨단 기술만 1,278개. 이 가운데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하는 스텔스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ADD는 이를 적용, 2020년까지 무인전투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자기파를 이용해 적의 레이더나 미사일, 전투기, 방공망을 직접 파괴하지 않고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는 전자기탄(EMP)도 2015년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EMP탄은 미국도 2010년께나 실전배치한다는 첨단무기. ADD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미국의 요구에 따라 사거리가 150㎞로 제한돼 있지만 개발능력은 사거리 1,300㎞의 북한 노동미사일에 필적한다”고 자랑했다.

ADD의 기술력은 이미 국군의 전력에 투사되고 있다. 지상발사 유도무기인 현무와 천마가 전방에 포진됐고 군단급에서는 무인정찰기 비조를 운용하고 있다. 강한 화력과 기동성을 갖춘 K_9자주포는 터키에 수출까지 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에서 6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초음속기 T_50은 앞으로 공격기로 거듭나 공군에 인도된다.

■ 장거리 대잠 어뢰

한국형구축함(KDX_2) 등의 수직 발사기에 장착돼 약 20㎞ 이상 떨어진 적의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 추진체 앞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경어뢰 청상어가 달려 있다. 함정의 수직 발사기를 떠난 미사일에서 비행 중 어뢰가 분리되고, 어뢰는 낙하산에 실려 입수한 뒤 소리를 추적해 잠수함을 공격한다. 청상어는 10㎝ 이상의 철판을 뚫은 뒤 잠수함 내부에서 터진다.

■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지상 10㎞ 이상 40㎞ 미만의 중거리 대공방어(M_SAM)를 담당할 유도무기. 2011년 전력화하면 현재 운용 중인 호크(Hawk) 미사일을 대체한다. 40㎞ 범위의 공역을 담당하는 나이키와 교체되는 차기 유도무기(SAM_X), 10㎞ 미만 저고도를 책임지는 천마와 함께 앞으로 창설될 유도탄사령부에 통합될 전망이다. 목표물을 향해 한쪽 방향으로 터지는 최첨단 표적지향성 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 차기보병전투장갑차

병력 수송 개념을 뛰어넘어 고속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체계로 강한 화력과 기동력이 특징. 40㎜주포는 13㎝ 이상의 관통력을 갖춰 전차의 약한 부분을 뚫을 수 있고 목표물 7㎙ 이내에서 폭발해 자탄(子彈)으로 공격하는 복합기능탄도 발사한다. 헬기를 맞추거나 한꺼번에 모여 있는 보병들의 상공에서 터뜨릴 때는 복합기능탄, 전차를 맞출 때는 텅스텐 관통자를 장착한 철갑탄이 자동공급된다.

■ 한국형전투기

2017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투기로 현재는 외형 디자인 정도가 나왔다. 기본훈련기(KT_1)와 초음속 고등훈련기(T_50)를 만들면서 약 70%의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차세대 전투기(F_15K)를 도입할 때 함께 이양되는 기술력까지 합쳐 부족한 능력을 채울 계획이다. 공군이 현재 운용 중인 F_16급으로 방향을 잡고 있지만 최첨단 스텔스 기술까지 적용하면 그 이상도 될 수 있다

태안=김정곤 기자 jkkim@hk.co.kr

사진 류효진기자

■ 국방과학연구소는

태안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은 출입구의 철조망과 사진촬영 금지라는 표지판에서 보안구역의 삼엄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첨단무기를 개발한다는 점 때문에 ADD의 안흥시험장을 비롯한 전국 5개 시험장에는 직원이라도 아무데나 갈 수가 없다. 대전 ADD본부에는 출입증 카드를 색깔별로 달리해 구역에 따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ADD는 1ㆍ21사태와 닉슨독트린 이후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느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1970년 창설됐다. 78년 유도무기 백곰(사거리 180㎞)의 시험발사에 성공, 자주국방의 서광이 비치는듯했지만 5공화국 들어 백곰의 개발중단 지시가 떨어져 잠시 주춤했다. 이후 90년대 말부터는 축적된 기술로 신무기를 쏟아내는 ‘국방의 보물창고’가 되고 있다

■ 안동만 소장/ "전차·장갑차 세계 최고 수준"

국방과학연구소 안동만(사진) 소장은 ADD의 기술력을 세계 10위권으로 평가했다. 안 소장은 “전차나 장갑차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유도무기 등 정밀타격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하지만 전자전ㆍ통신 기술은 다소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무기체계나 방산기술의 수출전망도 밝게 내다봤다. K_9자주포의 터키 수출을 예로 들며 방산 100억달러 수출도 무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해 방산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4억달러를 넘어섰다.

안 소장의 가장 큰 고민은 직원들이 처우개선. 안흥시험장의 경우 유도무기 시험을 위해 직원들이 시험장 앞 거아도 발사장에 들어가 1개월 이상 곰팡내 나는 숙소에서 지내야 한다. 내년 국방획득 업무를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이 신설되면 같은 차관급 기관인 ADD가 그 예하로 들어가는 것도 안 소장에게는 걱정거리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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