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나라 시대 중국인의 일상
역사 이야기를 가장 친근하게 들려주는 방식의 하나가 생활사이다. 프랑스에서 나온 라루스 일상사 시리즈의 한 권인 이 책은 자금성, 만리장성, 아름다운 청자와 백자로 대표되는 명나라가 아니라 일하고, 먹고, 휴식하던 명나라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함께 나온 ‘서부 개척 시대 아메리카인의 일상’ ‘파라오 시대 이집트인의 일상’ 역시 당대 남녀들의 삶을 상 차리기, 요리법, 교통 수단 등이나 독서, 여가, 개인적 혹은 집단적 공포, 신앙 등을 통해 복원한다.
다양하고 선명한 이미지 자료가 풍부해 마치 당시의 삶을 피부로 느낄 정도다. 이 책을 보며 비슷한 형식의 ‘한국생활사박물관’이 얼마나 잘 된 책인지 새삼 느낀다. 이상해 옮김. 북폴리오 2만5,000원.
▲ 전쟁 대행 주식회사 / 피터 싱어 지음
더러운 전쟁을 조종하는 군수기업 실체
최근 10년 사이 전쟁을 대행하는 민간 군사 기업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최고 경영자를 지낸 핼리버튼 계열사인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 미 고위 장성 출신들이 주도하는 MPRI, 남아공 특수 정예 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 50여 나라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아머그룹,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과 프랭크 칼루치 전 국방장관이 중역으로 있는 투자 회사 칼라일그룹 소유의 비넬 등 세계 각지의 내전이나 국경 분쟁에 개입해 첨단 무기와 현대적인 군사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 내는 주요 회사들의 실체를 소개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 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민간 군사 기업의 부상으로 국가의 주도권과 통제, 전통적인 안보와 동맹 관계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강은 옮김. 지식의풍경 2만3,000원.
▲ 위대한 패배자 / 볼프 슈나이더 지음
승자보다 더 매력적인 좌절한 영웅 25일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 문구가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위안이 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역사의 무대에서는 때로 승리자들보다 더 뛰어난 재능이나 매력을 가진 2인자들이 있었다. 체 게바라는 패했지만 승리자보다 더 큰 영광을 안았다.
앨 고어는 마치 사기라도 당하듯 선거에 이기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사람이다.
살아서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고흐는 사후에 세계 미술계를 평정했다. 세계사를 수놓은 숱한 비극의 주인공들 중에서 좌초한 영웅 25명을 고르고 10가지 삶의 유형으로 나누어 일대기를 조명했다. 박종대 옮김. 을유문화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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