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다리는 은행 제공?’
청계천에 시중은행이 공사비를 댄 다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9일 청계천 복원공사 구간 중 광통교 공사비 20억원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16일에는 신한은행이 모전교 공사비 20억원을 냈고, 이에 앞서 우리은행이 삼일교 건설비 42억원을 전달했다.
조흥은행은 이미 15억원을 들여 광교~삼일교(조흥은행 본점~삼일빌딩) 구간 둔치 벽에 정조대왕 반차도(국가 의식에 문무백관이 늘어서는 차례와 행사장면을 그린 그림)를 타일에 새긴 벽화를 제작, 서울시에 기증했다.
은행들이 앞 다퉈 기부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14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금고 재입찰 공고에서 은행간 쟁탈전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우리, 하나, 신한, 조흥, 기업은행 등은 청계천 공사에 기부를 약속하며 경쟁을 했다. 결국 서울시금고는 우리은행 손에 돌아갔지만, 금고쟁탈전에서 탈락한 은행들도 청계천 복원공사가 성공적으로 평가되자 마케팅 효과를 노려 흔쾌히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비를 기부한 모 은행 관계자는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다리에 세워진 ‘○○은행 제공’이라는 비석을 보게 되면 은행 이미지가 개선되고 향후 있을지 모를 서울시와의 사업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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