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ㆍ경제 중심지로서 상하이(上海)의 위상이 심각한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0월10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6기 5중전회)를 앞두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이른바 ‘상하이방’과 신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 세력간의 물밑 권력갈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세력간의 전선(戰線) 역시 차기 상하이 당서기 자리를 놓고 형성되고 있다.
후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장 전 주석의 측근인 현 상하이 당서기인 천량위(陳良宇·59)의 교체를 추진하면서 자신의 측근인 류옌둥(劉延東ㆍ여ㆍ60)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을 차기 상하이 당서기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으로서는 장 전 주석 시대와 단절하고 실질적인 권력장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 정치ㆍ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를 주무르고 있는‘상하이방’에 대한 견제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중전회에 대한 내외의 관심도 후 주석이 ‘상하이방’들의 거센 저항을 과연 어떻게 뿌리치고 상하이의 실권을 장악하는가에 집약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놓고 “상하이 당서기가 후 주석의 의도대로 타 지방출신으로 교체될 경우 이는 상하이 자체로서는 모욕일 뿐 아니라, 정치적 정체성까지 잃는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가 맞고 있는 ‘정치적 도전’탓인지는 몰라도 경제적 위상 역시 곳곳에서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상하이는 높은 부동산 가격과 치솟는 인건비로 그 동안 수위를 차지해온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해외투자유치지역’10대 명단에서 빠질 정도로 성장이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상하이와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인 쑤저우(蘇州)와 난징(南京) 등 인근 중소형 도시들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크게 늘고 있다.
중국정부의 경기과열 진정조치에 직격탄을 받은 탓인지 상하이는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10.3%로 지난해 13.6%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또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출범 4년째를 맞은 상하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 기업들 마저 상장을 외면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하이테크 산업 중심에서 금융 허브(Hub)로 탈바꿈하려는 상하이의 장기 발전전략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주장(珠江) 삼각주를 끼고 있는 상하이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아시아 최고의 금융과 상업, 물류 중심지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하이를 둘러싼 중국의 권력갈등은 그동안 중국 안에서 상하이가 누려왔던 ‘정치적 특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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