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설비투자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고 생산 증가세도 둔화하는 등 경기회복이 좀처럼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재판매 증가율이 3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5.5% 늘어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7월의 7.0%보다는 둔화했다. 이는 현대자동차 분규로 자동차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부문을 제외한 산업생산 증가율은 6.0%로 7월의 5.7%에 비해 다소 높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지난해 8월보다 21.8%, 영상음향통신은 14.7% 증가한 반면, 자동차 생산은 분규 등의 영향으로 0.1%, 휴대용 컴퓨터 등 사무회계용기계 생산은 14.9%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 및 정밀기기 부문의 투자감소로 전년 동월대비 0.9% 줄어 감소세로 반전했다. 설비투자는 올들어 매월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는 등 본격적인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8ㆍ31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9월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부문에서는 회복세가 계속됐다. 소비재판매는 추석특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0% 늘면서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구재 판매는 승용차 판매가 신차 효과와 수입차 판매 호조로 24.8% 급증했고 가전제품과 컴퓨터도 3.3% 늘었다. 준내구재는 의복 신발 가방 등의 판매가 12.8% 증가한데 힘입어 10.4% 늘었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3으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려갔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월보다 0.5%포인트 늘어나는 등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파업의 영향을 제외할 경우 생산과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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