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신중식 의원이 29일 입당, 의원수가 11명으로 늘어 원내 3당으로 올라섰을 뿐 아니라 호남 지역에서의 민주당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치적 격동 상황에서 나름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엿보인다.
민주당 의석은 5월 입당한 최인기 의원을 합해 올들어 2석이나 늘었다. 이날 조승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의석이 한자리 수(9석)로 떨어진 민노당과 대조적이다. 민노당은 법안 단독발의를 위한 최소 정족수(10명)도 갖지 못한 4당이 됐다.
신 의원의 입당은 민주당의 원내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원내대표는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중재와 대안제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 보다는 보이지 않는 정치적 수확과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여당에 흡수 통합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민주당의 입지는 취약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호남 민심이 여당에서 급속히 이탈하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당의 기반이 날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모두 호남 출신인 최, 신 의원의 입당은 이런 기류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전남에서 지난해 12월 1만3,711명이던 당비 납부 당원이 올들어 9월 4만2,879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버티고 있고, 광주 지역 기초단체장 5명 중 2명,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22명 중 10명이 같은 당 소속이라는 저력도 있다.
이는 향후 정계개편이 이뤄질 경우 고건 전 총리 영입, 중부권 신당과의 연대 등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자산이다. 최, 신 의원 모두 고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라는 점도 무기다. 한화갑 대표는 “신 의원의 입당은 민주당의 과거 전통적 지지자들의 입장이 이제 분명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민주당 중흥의 초석을 쌓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ㆍ전남 지역에서의 압승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인물발굴과 지역정책 개발 등에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부활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강하게 느껴지는 특정 지역 색은 당을 회생시킬 강점이면서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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