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이냐, 독수리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첫 외나무다리에서 SK와 한화가 격돌한다. 이번 주말(1일)부터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두 팀의 객관적 전력은 SK의 우세.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짠물수비와 다이너마이트 화력을 겸비한 SK가 ‘도깨비 군단’ 한화에 투타에서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상대전적에서도 SK가 11승7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상대타율이나 방어율에서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SK는 정규리그 막판까지 혼신의 힘을 다 기울이고서도 두산의 뚝심에 밀려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을 놓치는 바람에 심신이 극도로 지친 상태다.
반면 플레이오프 직행욕심을 일찌감치 접고 4년만의 포스트시즌 준비에 매진해온 한화가 사기나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다. 따라서 누가 더 높이 날 지는 예측불허다.
첫 판이 관건 문제는 기선제압.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먼저 올린 팀이 플레이오프에 100% 진출한 전례로 본다면 결국 처음 웃는 자가 최후에 웃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SK는 첫 선발로 올 시즌 14승(8패)을 올린 에이스 김원형, 한화는 ‘재활용’의 대표주자 문동환(10승9패)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돼 백전노장간의 마운드 대결양상이다.
그러나 상대전적은 모두 신통치 않다. 프로 14년차의 김원형이 한화전 4게임에 선발등판, 승리없이 2패에 방어율 5.50을 기록했고, 프로 9년차의 문동환은 5게임에 등판, 3패에 방어율 3.06을 기록했다. 때문에 의외로 투수전 양상보다 화끈한 타격전으로 첫 판의 결론이 날 공산이 크다.
아킬레스건 SK는 기복이 심한 4번타자 이호준의 부진과 찬스에서 의외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팀 컬러가 데이터야구를 추구하는 조범현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한화를 상대로 3할7푼3리의 맹타를 휘둘렀던 이호준이 9월 들어 급격한 슬럼프에 빠져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더욱이 SK는 잔루가 올 시즌에만 1,002잔루에 달해 8개 구단중 두 번째로 많다. 그만큼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이 같은 부실한 집중력은 단기전일수록 더 큰 약점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반면 한화는 수비불안과 클린업 트리오의 강력한 화력을 뒷받침할 1번 타자 조원우의 친정팀 징크스가 걸림돌이다. 한화의 시즌실책은 110개로 SK보다 무려 30개나 많고 유격수 브리또는 실책이 21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어 자칫 실책으로 경기를 망칠 수 있다. 또 시즌 중반 SK에서 한화 이적 후 9연승을 이끌었던 3할 타자 조원우는 유독 친정팀 SK를 상대로는 1할5푼대의 빈공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김인식 감독의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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