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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랑할 수만 없는 '국가경쟁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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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랑할 수만 없는 '국가경쟁력 상승'

입력
200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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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스위스의 제네바에 있는 비영리연구기관 세계경제포럼(WEF)은 2005년 국가경쟁력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이 117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1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9위에서 12단계나 뛰어오른 놀라운 성적이다. 한국이 20위 권에 든 것은 1999년 19위, 2003년 18위에 이어 세 번째로, 역대 순위 중 가장 높고 조사대상국 가운데서도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언뜻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1년 사이 눈이 번쩍 할 정도로 급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WEF는 순위 급상승의 이유로 거시경제 환경개선을 꼽았다. 거시경제환경지수가 35위에서 25위로, 향후 경기전망의 경우 78위에서 46위로 상승했다. 대통령탄핵사건이 야기한 불안요인이 제거된 데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정부지출, 국가저축, 기술ㆍ혁신분야 등도 경쟁력 상승에 기여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비로소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후한 평가를 받은 분야가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에 좌우되는 분야들이고 WEF에 대한 정부의 집요하고도 체계적 대응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순위가 나쁘게 나오면 WEF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는 조사’라고 항의하던 정부가 순위가 상승했다고 좋아라 하는 것은 어색하다.

국가경쟁력이 권위 있는 국제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후한 성적표의 이면엔 국가규모에 걸맞지 않게 취약한 분야가 많다는 것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밝은 면만 보고 전체가 잘 돌아가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고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기울이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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