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과 생명보험사 등 장외 우량기업들의 상장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외국인 비중이 크게 늘면서 증시가 ‘우량주 품귀현상’을 겪고 있어, 만일 이들 기업의 상장이 이뤄진다면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증시에선 전날 롯데제과 주가를 100만원대로 밀어올린 ‘롯데쇼핑 상장설’의 진위 여부가 단연 화제였다. 상장설을 전면 부인하던 롯데그룹은 이날 “전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이며, 상장 방침이 확정될 경우 연말께 주간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한국, 도쿄, 런던증시 동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위층에서 상장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므로 벌써 주간사를 선정해 추진 중이라는 보도는 다소 성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가치가 5조원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신세계와 비교해 볼 때 자체 평가로는 적어도 8조원은 된다”고 밝혔다. 5조원이든 8조원이든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주식시장에는 어마어마한 ‘대어’가 들어오는 셈이다.
신한생명의 신한금융지주 편입을 계기로 기타 생명보험사들의 상장설도 거론되고 있다. 신한지주는 최근 계열사 신한생명을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키로 결정했다. 신한생명의 편입절차가 마무리 되면 신한지주 시가총액의 일부를 구성하게 돼 사실상 처음 상장한 생보사가 된다.
무배당 상품을 주로 팔아 온 신한생명과는 달리,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 ‘빅3’는 보험 가입자들에게 차익을 배분해야 하는 문제가 상장의 걸림돌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와 연관돼 상장에 소극적이지만, 교보생명은 오래 전부터 상장을 적극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지분을 기업공개 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이 더욱 높다.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일반인 대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미래에셋생명도 궁극적으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증시 활황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공시의무 등 골칫거리만 생기고 실익이 없다’며 상장을 외면하던 우량기업들이 하나 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금처럼 증시 유동성은 풍부하고 살 만한 종목이 드문 현실에서는 장외 우량기업의 상장이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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