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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술자리 사건' 저질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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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술자리 사건' 저질공방

입력
200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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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7일 주성영 의원의 성적 폭언 사건이 10ㆍ26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 동을에 출마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측의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진실게임으로 전개됐던 사건이 엇갈린 진술이 이어지며 여야간의 저질 정치공방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은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단 대구지검 정선태 차장이 자신의 폭언 사실을 시인, 주 의원의 책임 부분이 상당히 덜어졌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대목들이 남아있다.

계산과정에서의 정선태 차장 폭언은 드러났지만, 당초 문제됐던 술자리의 성적 폭언을 누가 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 의원과 주 의원에 유리한 증언을 한 목격자들 사이에 뭔가 미심쩍은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강하게 역공을 취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왜곡되고 날조됐다”며 주 의원과 술집 사장 현모씨, 현씨 전 직장선배 이모씨 등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수석의 보좌역인 이 모씨와 대구여성회 Y모 사무국장, 오마이뉴스 등이 주 의원을 폭언 당사자로 몰아 대구 시민의 ‘반 한나라당’ 여론을 부추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도 이날 법사위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재선거와 관련한 흉악한 정치 공작이 배후에 있다”며 사실이 아니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는 “황색언론 오마이뉴스의 사건조작”이라며 ‘쓰레기 언론’으로까지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이번 사건이 이 전 수석측이 개입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여권에 도덕적 타격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녹취록에 거론된 이 전 수석의 보좌역(후배)이라는 이모씨와 오락실 사장 서씨는 “그런 협박은 없었다”며 “그런 증언을 한 현씨 선배라는 이모씨는 현장에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 녹취록은 100% 거짓말”이라고까지 했다. 우리당도 “한나라당의 음모론은 낡은 정치 수법”이라고 일축하며 반격에 나섰다.

오영식 부대변인은 “본질은 의원들이 피감기관과 술자리를 함께 하고 그 자리에서 심한 폭언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사무총장까지 나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 후안무치한 태도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수석도 “보좌역이라는 이 씨는 후배일 뿐”이라며 펄쩍 뛰었다는 전언이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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