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비기기만 해도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SK는 LG에 덜미를 잡혀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5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종일인 28일 두산은 잠실에서 열린 기아와의 홈경기에서 7-2으로 승리했고, SK는 인천에서 LG에 2-3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막판 쾌조의 6연승을 달린 ‘뚝심’의 두산은 시즌 마지막 날 SK를 반 경기차로 따돌리고 2위를 차지한 반면 마지막 한 경기를 패해 다잡았던 2위 자리를 놓친 SK는 준플레이오프로 밀려나며 땅을 쳤다.
정규리그 1위 팀 삼성과 함께 2위 두산, 3위 SK, 4위 한화 등 네 팀으로 치러질 올 포스트시즌은 10월1일 인천에서 SK와 한화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으로 시작된다. 준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8일 잠실에서 두산과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삼성이 먼저 올라가 있는 대망의 한국시리즈는 내달 15일 대구에서 1차전이 열린다.
올 프로야구는 한화, 롯데의 돌풍과 현대, 기아의 몰락으로 요약된다. 시즌 개막전 우승후보로 꼽히던 기아는 초반 충격의 8연패에 허덕이다 시즌 중반 코치진 물갈이와 유남호 감독의 중도하차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지만 결국 전신인 해태를 포함해 사상 첫 꼴찌의 수모를 겪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신흥명가 현대는 ‘원투펀치’ 정민태와 김수경의 부진과 방망이 부재로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반면 약체로 평가되던 한화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의 약진은 눈부셨다. 당초 4강 축에도 못 끼리라던 한화가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에는 노장 투수 지연규 문동환을 중용하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조성민을 영입한 ‘재활 공장장’ 김인식 감독의 활약이 크다.
몇 년간 숨어 지내던 ‘부산 갈매기’의 부활도 올 프로야구의 메인 뉴스다. 다승왕 손민한의 맹활약으로 올시즌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킨 롯데는 올스타전 MVP를 거머쥔 이대호라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내며 만년 꼴찌의 오명을 털고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에 ‘삼성 양키스’로 출발한 삼성은 당초 예상과 달리 투타에서 걸출한 선수 없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SK는 후반기에 안정된 투타를 앞세워 두산과 치열한 2위 쟁탈전을 벌였다. 노장 선수들이 주축인 두산은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로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서울 라이벌 LG는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한 해였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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